2009-05-13

진짜

시각예술이 시각으로 통해서 모든 것을 전달한다면
건축은 시각예술이 될 수 없다.


사람의 인지 감각중 가장 빨리 피로를 느끼는 부분은 시각이다. 눈의 초점이 한 점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대단히 짧고 그 후에는 동일한 장면은 인지할 수 없다. 때문에 사람이 한곳을 주시하고 있다 느낄 때에도 사실 눈의 초점은 목표 지점의 미세한 부분부분을 끊임없이 맴돈다. 너무 강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인가.


시각 예술은 관람자에게 시지각적 경이이고 장관이다.
많은 것을 환기시키지만 구현하지 않는다.
건축이 시각 예술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시각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결하고 강력한 찰나의 자극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둔하디둔한 덩어리이다.


현재의 다수가 칭송하는 한켠의 건축이란 장인이 없는 시각 예술이다.
시지각적 자극에 머물러 경험을 구현하지 않고 재현한다.
감히 현혹이라 하겠다.


삶을 영위하는 공간은 시각적 자극에 머무르지 않는다.
어쩌면 시간의 누적, 반복적 경험은 시각을 심상의 일부로 전환시킨다.
이때에 시각적 심상은 다른 심상들을 재현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공간에 의한 행위의 구현은 생활이라는 실체를 만들어내고
그 누적은 삶이라는 실존을 구체화한다.


그런데
진짜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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